🌌 블랙홀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 우주 에너지, 균형의 법칙, 그리고 창조의 비밀
“우주의 힘이나 에너지의 총합은 우리 주변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더라도 일정하게 유지되며, 이와 분리될 수 없는 물질의 속성처럼 영원 불멸하며 무한하다.”
— Ernst Haeckel, 『The Riddle of the Universe』 (1934)
인류는 오래전부터 세상의 모든 것은 순환하며, 에너지는 결코 소멸하지 않는다고 믿어왔다.
태양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막대한 에너지도, 결국은 방사되거나 저장되어 어디론가 흐른다.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우주는 조화롭고 균형 잡힌 시스템처럼 보인다.
나 또한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에너지는 총합적으로 불변하며, 사용되더라도 새로운 형태로 변환되어 나가는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문득, 그 조화로운 세계를 깨뜨리는 듯한 존재 하나가 떠올랐다.
🕳️ 블랙홀, 우주의 구멍인가 에너지의 압축기인가?
블랙홀은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 우주의 ‘죽음’과도 같은 이미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물리학자들은 말한다. 블랙홀은 단순한 종착지가 아니며, 그 내부에 모든 정보를 지우는 것도 아니다.
블랙홀은 주변의 물질과 에너지를 빨아들이며 질량과 밀도를 끊임없이 증가시키고,
그 중심부 ‘특이점’에는 시간, 공간, 물질의 의미조차 사라진다.
그렇다면, 그 모든 에너지는 과연 어디로 가는가?
어쩌면 블랙홀은, 에너지를 ‘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압축’하는 장치일지도 모른다.
우주의 균형이 깨질 위기에 처했을 때, 그것을 막기 위해 태어난 자연의 자정 기제.
그리고, 이 압축이 한계를 초과했을 때, 우리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거대한 반응을 목격하게 된다.
🌠 블랙홀과 새로운 우주의 탄생
블랙홀은 단순한 죽음의 상징이 아니다.
그것은 생성의 씨앗, 새로운 우주의 자궁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알고 있는 블랙홀은,
주변의 모든 물질과 에너지를 빨아들이며 점점 질량을 키운다.
그리고 중심, 곧 특이점에 모든 것이 밀집된다.
공간도, 시간도, 물질도 그곳에서는 더 이상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하지만 무한히 수축하는 이 과정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특이점에 도달한 에너지는, 결국 반대 방향으로 폭발하게 된다.
그 순간, 새로운 빅뱅이 시작된다.
마치 거대한 생명체가 자신의 한계에 다다른 뒤,
스스로를 찢어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처럼.
이는 우리가 잘 아는 출산의 메타포와도 닮아 있다.
한 생명이 어머니의 뱃속에서 자라다가 더 이상 안에서 성장할 수 없는 순간,
탯줄을 끊고 세상의 빛을 향해 나오는 그 찰나의 순간.
블랙홀은 우주라는 어머니의 품 안에서
새로운 우주를 잉태하는 것이다.
이전의 공간을 넘어,
기존의 시간마저 끊어내고,
완전히 새로운 법칙과 구조를 지닌 우주가 그 안에서 태어난다.
✨ 블랙홀은 종말이 아니라 가능성이다
그러므로, 블랙홀은 단순히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괴물이 아니다.
그것은 미래의 가능성이며, 창조의 시작점이다.
우주는 결코 정지된 상태가 아니다.
그 안의 에너지는 끊임없이 흐르고, 변화하고,
필요할 때에는 자신의 구조를 재정렬하고,
심지어 새로운 차원을 열어젖히기까지 한다.
어쩌면 우리도 결국
그 질문 앞에 서게 될 것이다.
🌌 모든 입자는 정보를 기억한다 — 새로운 우주의 설계도
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소립자(쿼크, 힉스입자)는 단순한 물질이 아니다.
그것들은 마치 기억 저장장치처럼, 고유의 정보를 품고 있으며, 자신이 거쳐 온 물리적 경험과 상호작용의 흔적을 저장하고 있다.
이것은 곧, 우주가 스스로를 기록하는 방식이며,
미래의 우주가 탄생할 때, 마치 생명이 DNA를 통해 후세에 유전 정보를 남기듯,
모든 입자는 그 자체로 새로운 우주의 설계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It from Bit. Otherwise put, every ‘it’—every particle, every field of force, even the spacetime continuum itself—derives its function, its meaning, its very existence entirely from the apparatus-elicited answers to yes-or-no questions, binary choices, bits.”
— John Archibald Wheeler, 이론물리학자
인간이 후손에게 DNA를 남기듯,
입자 하나하나도 우주의 다음 세대를 위한 메시지를 저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 우주는 단지 ‘지금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모든 정보는 다음 우주를 위한 설계도가 되어, 또 다른 생성의 씨앗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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